“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올림픽 헌장의 이상과 달리, 실제 역사 속에서 스포츠는 국제 정치의 강력한 외교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최근 러시아 선수들이 국기를 달지 못하고 AIN(개인 중립 선수)으로 출전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분들이 낯설어하셨을 텐데요. 사실 이러한 국제 스포츠 제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부터 유고슬라비아 내전, 그리고 현대의 도핑 스캔들까지.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특정 국가가 사라졌던 결정적인 사건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 핵심 포인트 1: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으로 1964년부터 1992년까지 약 28년간 올림픽에서 완전히 퇴출당했습니다.
- 핵심 포인트 2: 유고슬라비아는 내전으로 인해 유로 1992 출전권이 박탈되었고, 대타로 나선 덴마크가 우승하는 기적을 낳았습니다.
- 핵심 포인트 3: 러시아는 국가 주도 도핑(OAR, ROC)에서 우크라이나 침공(AIN)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 핵심 포인트 4: 과거에는 ‘국가 전체 퇴출’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국가 상징 금지 + 개인 출전 허용’으로 제재 방식이 변화했습니다.
- 1. 28년의 고립: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 2. 내전과 퇴출: 유고슬라비아와 덴마크의 기적
- 3. 도핑에서 전쟁까지: 러시아 제재의 변천사
- 4. 제재 방식의 변화 (완전 퇴출 vs AIN)
- 5. 자주 묻는 질문 (FAQ)
1. 28년의 고립: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현대 스포츠 역사상 가장 길고 강력했던 국제 스포츠 제재의 사례는 단연 남아프리카공화국입니다. 당시 남아공 정부는 백인과 유색인종을 철저히 분리하는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정책을 스포츠에도 적용하여, 백인 선수만으로 구성된 대표팀을 선발했습니다. 이에 국제 사회는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64년 도쿄 올림픽부터 남아공의 초청을 취소했고, 1970년에는 아예 회원국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이로 인해 남아공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복귀할 때까지 무려 28년 동안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습니다. 이는 ‘인권 문제’가 스포츠 제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최초이자 가장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넬슨 만델라 석방과 함께 아파르트헤이트가 폐지된 후에야 그들은 다시 국제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2. 내전과 퇴출: 유고슬라비아와 덴마크의 기적

1990년대 초반, 발칸 반도는 내전의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유고슬라비아 내전이 격화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포괄적인 제재를 결의(결의안 757호)했고, 스포츠계도 이에 동참했습니다. 이 사건은 축구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 중 하나로 이어집니다.
당시 유로 1992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했던 유고슬라비아는 대회 개막을 불과 열흘 앞두고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습니다. 그들의 빈자리는 예선 2위였던 덴마크가 급하게 채우게 되었습니다. 휴가를 즐기다 급히 소집된 덴마크 선수들은 부담 없이 경기에 임했고, 결국 결승에서 독일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한편, 같은 해 열린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유고슬라비아 선수들은 국가명을 쓰지 못하고 ‘IOP(독립 올림픽 참가 선수)’라는 이름으로 개인 자격 출전만 허용받았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AIN 시스템의 시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도핑에서 전쟁까지: 러시아 제재의 변천사

21세기 들어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는 러시아입니다. 러시아는 도핑(약물) 문제와 전쟁(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두 가지 다른 이유로 연달아 제재를 받는 유례없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 대회 (연도) | 참가 명칭 (코드) | 제재 원인 | 특징 |
|---|---|---|---|
| 2018 평창 | OAR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 국가 주도 도핑 조작 | 국가명/국기 금지, 개인 자격 |
| 2020 도쿄 / 2022 베이징 | ROC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 | 데이터 조작 및 은폐 | ‘러시아’ 국호 금지, 유니폼에 국기 색상 허용 |
| 2024 파리 / 2026 밀라노 | AIN (개인 중립 선수) |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 팀 종목 출전 금지, 국기 색상 불허, 엄격한 심사 |
초기 OAR이나 ROC 시절에는 도핑 문제였기 때문에 팀 종목(하키, 배구 등) 출전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적용된 AIN 규정은 훨씬 엄격합니다. 단순한 스포츠맨십 위반이 아닌 ‘올림픽 휴전 결의’를 위반한 무력 침공이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러시아는 단체전 출전이 완전히 금지되었으며, 선수 개인의 전쟁 지지 여부까지 검증받아야만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AIN 규정은 관련 글: AIN 국가명과 뜻 완벽 정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제재 방식의 변화 (완전 퇴출 vs AIN)

과거와 현재의 국제 스포츠 제재 방식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시절에는 ‘국가와 선수 전원 완전 퇴출’이 원칙이었습니다. 선수가 아무리 뛰어나도 국적이 남아공이라면 올림픽에 나올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992년 유고슬라비아 제재 때부터 ‘국가는 제재하되, 선수의 피해는 최소화한다’는 기조가 생겼습니다. 이것이 IOP를 거쳐 현재의 AIN(개인 중립 선수) 시스템으로 정착되었습니다. “선수 개개인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하다”는 인권 보호 논리와 “국가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제재 논리 사이에서 IOC가 찾아낸 타협점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적을 달지 않아도 결국 그 나라의 영광 아니냐”는 비판 여론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북한도 스포츠 제재를 받은 적이 있나요?
네, 북한은 코로나19를 이유로 2020 도쿄 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하여 IOC로부터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국가 자격으로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징계 기간이 만료되어 다시 국가 자격으로 참가가 가능합니다.
Q2. 유로 1992에서 덴마크가 정말 대타로 우승했나요?
네, 사실입니다. 유고슬라비아의 퇴출로 대회 개막 직전 출전권을 얻은 덴마크는 준비 기간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담 없는 경기력으로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을 연파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이를 ‘덴마크 동화(Danish Fairytale)’라고 부릅니다.
Q3. ROC와 AIN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ROC는 도핑 제재로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 명의를 쓴 것이며, 유니폼에 국기 색상 사용이 가능했고 팀 종목 출전도 허용되었습니다. 반면 AIN은 전쟁 제재로 인해 팀 종목 출전이 불가능하며, 국기 색상 사용도 엄격히 금지되는 훨씬 강력한 제재입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부터 유고슬라비아 내전, 그리고 현재의 러시아 AIN 사태까지 국제 스포츠 제재의 역사를 살펴봤습니다. 스포츠가 평화의 제전이라는 이상을 지키기 위해 국제 사회는 때로는 ‘퇴출’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도 이러한 제재 기조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역사를 알면 현재의 뉴스가 더 깊이 보입니다. 앞으로의 올림픽에서 AIN 깃발을 보시게 된다면, 그 뒤에 숨겨진 긴 역사의 흐름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더 다양한 스포츠 이슈는 IOC 공식 뉴스에서 확인해 보세요.